이스라엘 성지순례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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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성지순례 현주소

 

 

 

예수님이 태어나시고 사역하신, 성경의 주무대 이스라엘. 수천 년 역사의 현장을 둘러보는 성지순례는 크리스천의 신앙성장에 큰 도움을 준다. 해외여행자유화가 시작된 1989년, 2000여명에 불과했던 한국인의 이스라엘 성지순례 숫자는 2010년엔 3만8000여명이 될만큼 빠르게 늘었다. 그러나 이후 조금씩 줄기 시작해 지난해엔 2만3000여명이 다녀온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교회 이스라엘 성지순례 현주소와 문제점을 짚어본다.

지난 3월 17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제6회 국제마라톤대회가 열렸다. 전세계 65개국에서 온 3만여명이 풀코스(42.195㎞) 외에도 하프코스, 10㎞ 등 7개 종목에 참가해 온통 축제분위기 속에 대회가 치러졌다.

그런데 이 대회에 한국인 참가자는 단 2명이었다. 이것도 공식 참가신청자가 아닌 초청기자단 5명 중 2명이 취재차 참여한 것에 불과했다. 이웃 중국만해도 200명이 넘는 인원이 마라톤 참가신청서를 낸 것과 매우 대조적이었다. 이는 한국이 이스라엘을 여전히 여행위험 국가로 보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한국의 해외여행인구가 매년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유독 이스라엘 성지순례가 위축되고 줄어드는 것은 왜일까? 이것은 2014년 2월, 발생한 이집트 타바지역 버스테러사건과 무관치 않다.

한국 성지순례객들이 ‘출애굽여정’이라고 부르며 주로 이용했던 이 코스는 시내산을 다녀온 뒤 버스편으로 이스라엘 국경을 넘게 되는데 사실 이곳은 이집트 반정부단체 밀집지역으로 외국 성지순례객들은 거의 가지 않는 곳이었다. 이 여파와 더불어 인근 터키에서 자주 일어나는 폭탄테러가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꺼리게 만들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스라엘 정부도 지나칠 정도로 철저한 공항 및 국경검색을 실시, 여행객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성지순례를 다녀온 교인들도 일부 기대에 훨씬 못 미쳤다는 표정도 읽히곤 한다. 그 이유는 성지 대부분이 개신교회는 없고 가톨릭교회, 라틴교회, 콥틱교회, 아르메니안교회 등으로 나눠져 생경한 느낌을 갖게 하는데다 예수님이 계시던 로마시대 이후의 비잔틴(4∼7C), 아랍(7∼12C), 십자군(12∼14C), 맘룩(14∼16C), 오스만터키(16∼19C) 시대에 이르렀던 성지의 역사를 잘 모르면 성지의 이해와 감동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성지를 찾는 교인들의 마음자세도 성지에서 받을 수 있는 은혜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있다. 충분한 성지공부나 성경 속 현장에 대한 이해 없이 그저 여행하는 기분으로 다니거나 짧은 일정 속에 이스라엘 외에 그리스 터키 요르단 등 인근 국가 방문을 포함시켜 깊이 있는 성지순례를 방해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국내 여행사들의 성지순례 상품도 다양화 되고 있지 못한 점, 이스라엘로 향하는 항공기 선택의 폭이 좁은 점, 여행사간 가격경쟁으로 인한 여행의 질적 저하 등도 성지순례의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스라엘관광청 서울사무소 서승현(34) 대리는 “이스라엘에 매년 350만여명의 해외관광객이 오고 있고 이중 성지순례객은 40% 정도”라며 “미국이나 유럽 성지순례객의 경우 보통 일주일 이상 이스라엘에 머무르며 ‘복음의 길 걷기’나 ‘묵상훈련’ 등 주제에 따라가는 프로그램에 주로 참여한다”고 전했다.

한국도 최근 광야체험이나 유월절행사 체험 등 색다른 성지순례 상품을 선보여 관심을 끌고 있으나 더 많은 프로그램 개발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성지순례 전문여행사인 다비드항공 이윤(46) 대표는 “다양한 고객들의 요구를 다 맞춘 상품을 만들기가 쉽지 않은 애로가 있다”며 “성지를 성경과 연결해 참가자들에게 얼마나 해박하게 잘 설명하느냐에 따라 호응이 엇갈리기에 가이드 선정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성지순례가 점점 상업화되는 부분을 지양하고 과거의 땅만을 보러 오는 것이 아니라 지금 진행되는 역사에도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지순례는 어느 종교나 깊은 신앙심의 표현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자신이 믿는 종교의 근원지를 찾아 믿음을 되새기는 것은 신앙생활의 쇄신과 내적 변화를 제공하는 기회를 갖게 한다.

성서학자인 김형종(58·주엔바이블칼리지 총장) 박사는 “‘회심의 여정’으로 불리는 성지순례는 신자들에게 영성을 깨우는 계기가 된다”며 “중요한 기독교 성지순례를 여행사 프로그램에만 의존할 것이 아나라 한국교회 차원에서 심도있게 연구해 영성이 넘치는 성지여행 프로그램을 많이 개발해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 이스라엘 성지순례 감소 현황과 문제점 현지 점검

위험하다 여기고 감동도 없고성지순례 다시 꽃피울 길 없나